Grey's Anatomy 시즌 5 에피소드 03 :: 2008/10/12 23:14
Grey's Anatomy 시즌 5 세번 째 에피소드를 감상했다.
지지난주 01-02 에피소드를 본 후 느꼈던 절망감과 울분이 아직 뼈 속 깊숙이 새겨져 있던 터라 -_-; 세번 째 에피소드를 앞에 두고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대로 그레이 아나토미를 접어야 하나, 남의 연애 응원안하기로 유명한 내가 거의 유일하게 응원하던 -_-; 이지 & 조지 커플의 여러 사람 바꿔가며 사랑하는 블록버스터 -_-; 러브 라인도 이제는 내 인생에서 지워야만 하는가.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에피소드를 감상해줬다.
이제야 이야기하지만 지지난 주 에피소드는 그레이 아나토미가 아니었다. 인물도, 시간적 배경도, 공간적 배경도, 배우도 모두 기존의 그레이 아나토미 그대로 였지만 그것은 전혀 별개의 장르와 드라마적 목적을 추구하는 완전히 다른 씨리즈의 프리미어 에피소드 같은 것이었다. 흡사 차원 우주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여 26차원에도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데 한순간 차원이 뒤틀려지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차원에 잘못 전송되어 온 것 같은 그런 작품이었다.
완성도가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점을 논외로 치더라도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작가팀의 대대적인 교체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전체를 조율하는 프로듀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작품의 컬러가 바뀔수 있었는지 아직도 미스테리다. 그렇다고 해외 웹사이트를 뒤져가면서 진실을 캐내기에는 영어도 딸리고, 부지런하지도 않으니 그냥 죽는 날까지 미스테리로 남길 생각이다. 원래 남의 사생활 깊게 캐는거 별로 안좋아해 -_-;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세번째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최악의 순간은 면했다 정도 이다.
앞으로 이 씨리즈를 계속 봐줘야 하나까지 고민하게 만들던 저번 에피소드에 비해 완전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한 에피소드라고 인정해줄 수준까지는 도달한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본 궤도에 이르기에는 한참 멀었지만 그래도 본궤도에 오를 수도 있겠다는 희망 정도는 발견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원래 그레이 아나토미의 가장 큰 매력은 의사로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의 내적 갈등과 그 회 에피소드에 환자로 등장하는 게스트 캐릭터의 병 혹은 병으로부터 파생된 내적 갈등이 절묘하게 매치되면서 마지막에 가서는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는 점이다. 주요 캐릭터는 게스트 캐릭터의 치료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갈등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고 이를 통해 정신적인 성장을 성취한다. 그 성취의 순간은 너무나 절묘해서 보고 있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그에 비해 세번째 에피소드는 그 하모니의 울림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낮다. 물론 그 하모니가 전무했던 01-02 에피소드에 비해서는 무언가 그레이 아나토미 본령에 가까이 다가간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울림이 작고, 하모니는 조금 불협하다는 것이다. 매치가 되기는 되는데 화학적으로 섞여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짜맞추는 느낌이 강하다는 거지. 한마디로....
물론 미드 경력 3년째인 나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주요 캐릭터들의 내적 갈등이 이번 시즌들어서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즌 4까지 팽팽하게 드라마의 긴장을 높여주던 각 주요인물들의 갈등과 고민은 이번 시즌들어와서 평면 텔레비전처럼 납짝하게 깎이고 사라졌다. 그리고 밋밋하고 얄팍하기 짝이 없는 인물들이 지난 시즌 고민의 외피만을 가져와서 대충 포즈만 잡고 있을 뿐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그들은 증상만을 기억할 뿐 그로인해 자신들이 얼마나 깊게 아파했는지는 완전히 잊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물론 에피소드는 계속될테니 희망도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에피소드의 횟수만 쌓여가는게 아니라 쌓이는 에피소드의 숫자만큼 주요 캐릭터들의 내적 깊이도 다시 원래만큼 깊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혹시 시즌 4까지 그레이 아나토미를 쓰다가 이번 시즌에 하차한 작가가 있다면,
돌아와라 빤스 줄여놨다. -_-;
그나저나 감상이 너무 길어졌다. -_-; 계속 이런식이면 부담스러워져서 앞으로 못쓰는데 -_-;
Posted by 얼씩우





